의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곧추 세운 등뼈 아래로
엉덩이를 엉거주춤 유지해야 하는
이 포즈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각자의 배후를 전적으로 위탁하는 포즈를
우리는 언제부터 배워야 했습니까
의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디부터 구부려야 했습니까
어디를 숙여야 했습니까

의자를 닮기 위해
발을 매단 채 손을 매단 채
이상한 도형이 되어야 했습니다

침묵하고 있는 이 짐승은 언제 달리기 시작하나요

창 밖 난간으로는 발음을 모르는 혀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밤의 숲에 가면 뼈의 외침이 나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로잡힌 척 의자에 앉아 우리는 손만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한 끼를 위한 너덜너덜한 손의 동작을 왜 멈출 수 없습니까
항문과 입을 동시에 벌리는 법

우리는 어쩌면 이토록 징그러운 동작을 배웠을까요

의자 손잡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입이라 해도

고해성사의 순서를 알게 되었다면 그것 또한
사소한 습관이 아니겠습니까

뒷모습이 구겨져 있습니다
깜깜한 곳에 우리는 너무 오래 접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신
의자와 의자가 대화하는 것을 믿습니까

토하고 말았지요

이런!
의자들끼리는 당황은 하지 않습니다


놀라운 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