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밑에 떨어진 단추
어둠에 갇혀
먼지더미에 푹 파묻혀 있다
어느 가슴팍에서 떨어져 나온 것일까

한 사람을 만나
뿌리 깊게 매달렸던 시절을 생각한다
따스하게 앞섶을 여며주며
반짝거리던 날들

춥고 긴 골목을 돌아 나오며
한 사람의 생애가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채우다, 끝내
서로를 동여맨 실이 풀여
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단추

세상 밖으로 구르다
먼지를 무덤처럼 뒤집어쓴 채
잊혀진 그대